리버에서 콜을 받았다. 딜러는 상대 쪽을 쳐다보고, 상대는 카드를 쥔 채 가만히 있다. 몇 초가 흐르고 테이블 어딘가에서 “먼저 까세요”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누가 먼저인가.
핸드 랭킹은 다들 외우고 들어온다. 쇼다운 순서는 아무도 안 알려준다. 그래서 라이브 테이블에서 가장 자주, 가장 애매하게 끊기는 지점이 여기다.
답부터: 세 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
- 리버에 베팅이나 레이즈가 있었다면 — 마지막으로 베팅 또는 레이즈한 사람, 즉 라스트 어그레서가 먼저 공개합니다.
- 리버가 체크로 끝났다면 — 버튼 왼쪽에서 가장 가까운, 아직 살아 있는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으로 공개합니다.
- 올인이 성립해 더 이상 베팅이 남지 않았다면 — 순서를 따질 문제가 아닙니다. 참여자 전원이 즉시 핸드를 테이블에 올려야 합니다.
대한홀덤협회가 번역해 배포하는 TDA 토너먼트 디렉터 협회 룰에서는 17조가 공개 순서를, 16조가 올인 시 테이블링 의무를 다룹니다. 국내 라이브 토너먼트 대부분이 이 룰을 기준으로 운영되니, 분쟁이 생기면 결국 이 조항으로 돌아옵니다.
베팅이 있었던 리버 — 콜한 쪽이 아니라 베팅한 쪽이 먼저
여기서 절반 이상이 거꾸로 알고 있다. 직관적으로는 “콜한 사람이 보고 싶어서 콜했으니 베팅한 사람이 기다려야 한다”고 느껴지지만, 룰은 반대다.
리버에 $500을 베팅했고 상대가 콜했다면, 먼저 까는 쪽은 베팅한 당신이다. 블러프였고 상대가 이겼다는 확신이 들어도 마찬가지다. 공격적인 액션을 마지막으로 취한 사람이 먼저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라스트 어그레서를 가릴 때 헷갈리는 두 가지를 정리해 두자.
- 콜은 어그레시브 액션이 아니다. 베팅과 레이즈만 해당된다.
- 리버에서 체크-베팅-레이즈-콜로 끝났다면, 라스트 어그레서는 베팅한 사람이 아니라 레이즈한 사람이다.
무엇이 레이즈로 성립하고 무엇이 성립하지 않는지는 따로 정리해 뒀다. 숏스택 올인이 끼면 레이즈 자체가 막히는 경우도 있어서, 그 판단이 쇼다운 순서까지 그대로 따라온다. 리레이즈 최소 금액과 성립 조건을 함께 보면 좋다.
체크로 끝난 리버 — 이긴 사람이 아니라 포지션이 정합니다
리버에서 아무도 베팅하지 않고 체크로 넘어갔다면, 기준은 포지션 하나다. 버튼 바로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살아 있는 플레이어 순서대로 공개한다.
즉 가장 불리한 포지션에서 플레이한 사람이 가장 먼저 패를 보여준다. 헤즈업이라면 버튼이 스몰블라인드를 겸하므로 빅블라인드가 먼저다. 포지션의 불이익이 쇼다운까지 이어진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흔한 오해 하나. “이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건 룰이 아니라 관습이고, 그나마 진행을 빠르게 하라는 권고 수준이다.
올인이 끼면 순서가 아니라 의무의 문제가 됩니다
올인이 콜되어 더 이상 베팅 라운드가 남지 않은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TDA 16조는 이때 모든 핸드를 지체 없이 테이블에 공개하라고 규정한다. 아직 보드가 다 깔리지 않았더라도 그렇다.
이건 선택이 아니다. 숨길 수 없고, 질 것 같아서 엎어버릴 수도 없다. 남은 커뮤니티 카드가 열리는 동안 모두가 서로의 패를 보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러 명이 각기 다른 스택으로 올인했을 때는 순서가 한 겹 더 붙는다. 사이드팟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메인팟만 걸린 올인 플레이어보다 먼저 공개한다. 팟을 정확히 나누려면 어느 팟을 누가 가져가는지부터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 명이 서로 다른 스택으로 올인하면 팟이 하나가 아니라는 계산은 사이드팟 계산에서 다뤘다.
머크를 잘못하면, 이긴 핸드로도 팟을 잃습니다
쇼다운에서 실제로 돈이 날아가는 지점은 순서가 아니라 머크다.
TDA 13조 B항은, 이겼다고 생각한 핸드를 카드를 완전히 펼치지 않은 채 던져버린 플레이어에게 그 책임을 묻는다. 패가 명확히 읽히지 않으면 팟에 대한 권리를 잃는다. 딜러가 치워버린 뒤에 “제가 너트였는데요”라고 해도 되돌리기 어렵다.
반대 방향의 보호 조항도 있다. 13조 C항은 명백히 이긴, 제대로 테이블에 펼쳐진 핸드를 딜러가 머크하지 못하게 한다. 핵심은 두 장을 확실히 앞면으로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 손에 쥐고 흔들거나 반쯤 보여주는 건 공개가 아니다.
한 가지 덜 알려진 조항. 나를 제외한 전원이 패를 보여주지 않고 머크했다면, 마지막에 남은 사람은 공개할 의무가 없다(17조 B항). 블러프로 팟을 가져왔을 때 카드를 안 보여줘도 되는 근거가 여기다.
온라인에서는 클라이언트가 대신 지켜줍니다
온라인 테이블에서는 이 순서를 외울 필요가 없다. 소프트웨어가 라스트 어그레서를 알고 있고, 공개 순서를 강제하고, 진 핸드는 설정에 따라 자동으로 머크한다. 올인 핸드는 자동으로 뒤집힌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남는 쟁점은 순서가 아니라 정보 노출이다. 이기고도 패를 보여줬는지, 블러프가 공개됐는지가 핸드 히스토리에 남고, 테이블에 같이 앉아 있던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다. 라이브에서 “먼저 까라”는 말이 신경 쓰이는 이유와 같은 이유다.
다만 그 히스토리를 외부 도구로 가공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HUD와 트래커, 핸드 컨버터, 데이터 마이닝은 대체로 금지 대상이고, 적발 시 계정과 잔액까지 걸린다. 어디까지 걸리는지는 HUD 금지 범위에 정리해 뒀다.
자주 거꾸로 알고 있는 세 가지
- “콜한 사람이 먼저 깐다” — 반대입니다. 베팅·레이즈한 쪽이 먼저입니다.
- “체크로 끝나면 이긴 사람이 먼저 보여준다” — 포지션 순서입니다. 버튼 왼쪽부터.
- “올인했으면 안 보여줘도 된다” — 공개 의무가 생깁니다. 선택권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콜만 한 사람도 먼저 공개해야 하는 경우가 있나요?
있습니다. 리버가 체크로 끝났다면 베팅 이력과 무관하게 포지션으로 순서가 정해지므로, 버튼 왼쪽에 가까운 사람이 먼저입니다.
상대가 먼저 머크하면 제 카드를 보여줘야 하나요?
아닙니다. 나를 제외한 전원이 공개 없이 머크했다면 남은 플레이어는 패를 보여줄 의무가 없습니다(TDA 17조 B항).
이긴 패였는데 실수로 엎어서 버렸습니다. 되돌릴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카드를 완전히 펼치지 않고 던진 책임은 플레이어에게 있고, 패가 명확히 읽히지 않으면 팟에 대한 권리를 잃습니다. 딜러가 아직 치우지 않았고 두 장이 모두 식별 가능하다면 플로어를 부르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올인한 뒤 끝까지 카드를 숨길 수 있나요?
없습니다. 올인이 콜되고 베팅 액션이 끝나면 전원이 즉시 핸드를 테이블에 올려야 합니다(TDA 16조).
온라인에서도 쇼다운 순서가 의미가 있나요?
진행 자체는 클라이언트가 처리합니다. 다만 어느 패가 공개됐는지는 핸드 히스토리에 남기 때문에, 정보 노출이라는 측면에서는 라이브와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라이브 테이블에서 애매해지면 기준은 하나다. 리버에 베팅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있었으면 마지막으로 공격한 사람, 없었으면 버튼 왼쪽부터. 그 두 문장만 들고 앉으면 쇼다운에서 멈칫할 일은 거의 없다.